최근 학기가 끝나서 강의 부담도 없고 모든 것이 나름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할 일은 무척 많지만, 예기치 못한 엄청난 스트레스 요소가 외부에서 발생하지 않는 한, 나 혼자서 스스로는 어찌 저찌 잘해 나가고 있다는 그런 느낌. 꽤나 즐거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이게 체질상 혹이나 돌 같은 게 몸에 잘 생겨서 그런 건지 (그런 것들이 여기 저기 꽤 크게 생겨서 꽤 어렸을 때부터 암인지 아닌지 혹은 뇌종양인지 검사를 몇 번이나 받아야 했다) 공부를 존나게 쳐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눈에 계속 결석이 생기고 있다. 안과 대학에서 진료를 받았을 땐 그 자리에서 즉시 제거해주셨다 (미처 맘의 준비도 동의도 없이..). 그 때 그것들이 작았던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훨씬 커서 외부에서 보일 정도고 몇 주에 거쳐 양 쪽 눈에 그대로 있는데도 제거해주지 않으셨다. 뭔가 근본적인 치료를 추구하시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전자렌지에 돌려 쓸 수 있는 아이 마스크랑 눈꺼풀 전용 클렌징 패드 (야 그런 것도 있더라 깜짝 놀랐다데스), 흔들어서 쓰라는 항생제가 든 안약을 주셨다. 하루 종일 가능한 자주 무슨 막 대여섯번, 열 번 계속 막 주구장창 아이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구실에 종일 있다가 늦은 저녁 - 밤 정도 돼서야 집에 오는데 매일 이걸 여러 번 쓰라는 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냐? 입 밖으로 말은 안 했지만 어이가 없어서 그 자리에서 웃어 버렸다. 당장 다음 주에 일주일 동안 학회 일정이 있어서 도저히 이 꼴로는 가고 싶지 않아 무척 신경질을 내며 (내 생각엔 무척) 온갖 짜증을 부렸는데도 통하지 않았다. 자기가 보기엔 외부에서 봤을 때 전!!혀! 티나지 않는다며 !! 너만 아는 차이라능 ^^ 이러는데 정말이지, 기가 찼다. 내가 졌다. 꽤나 꼬장 꼬장한 할줌마였다. 제길^^? 하지만 본디 빌어 먹을 성격상 더는 개짜증을 못 내고 곧 모든 걸 못내 받아 들였다. 일단 하라는 대로 열심히 하기로 약속하고 다음 주에 학회가기 전 날 다시 만나기로 했다. 헤어지기 전에 그래서 이번 것도 결석인가요? 묻자 할줌마 으사 선생 왈,

"이번엔 수많은 결석들이 합체된 형태야. ^^ "

"아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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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투병일지 at 2018. 5. 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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