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지

오늘은 -

조은피 2016. 8. 5. 04:29

오랜만에 follow-up 차원으로 만난 의사선생님. 

약을 바꾼 뒤로 증세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어서 기뻐했지만

여전히 새벽 5시 정도는 되어야 간신히 자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그래도 예전만큼 죽을 것 같이 괴롭지는 않고 

요즘은 'ㅅ' 이런 표정으로 그동안 신경쓰지 못한 집청소를 한다. 

어제 오늘..?도 천천히 설거지하고 디시워셔도 돌려놓고 우엉현미차 끓이면서 부엌 정리하고 홍차랑 커피도 냉침시켜두었다. 가만히 누워만 있다보면 정말 먹지도 못하고 물조차 마시지 않아 버리기 때문에 언제든 손만 뻗으면 무언가 마실 수 있게끔 준비해놓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데구르르 굴러서 꿀꺽꿀꺽 정도는 할 수 있게. 

거실이랑 식탁도 적당히 정리하고 무엇보다 뿌듯했던 일은 매트리스 커버와 이불 커버를 바꾼 것. 혼자 살면서 가장 힘겨운 일은 아마도 매트리스 커버를 바꾸는 일이 아닐까. 정말 고되다. 이불 커버 바꾸는 것도 힘든데 매트리스는 정말 너무 무거워 ㅠㅠ 그 일을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벌레방지용 완전 쌔삥해서 바삭바삭 소리까지 나는 항균 커버 !! 무지에서 이불커버와 침대 시트를 주문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냅둘까하다가 잠자는 공간에 신경을 더 써야할 것 같아서 이불커버도 갈았다. 왠지 모르겠는데 이불 커버들은 늘 새 것 같은 느낌이야. 

그렇게 새벽에 처언천히 집을 정리하고 이젠 더러워진 나도 씻어야겠다해서 오랜만에 뜨거운 물을 받고 욕조에서 거품목욕을 함. 좋아하는 것은 물을 받기 전에 머리를 감고 양치, 세안, 샤워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물을 받으면서 무슨 입욕제를 넣을지 잠시 생각하고 결정. 그 뒤에 욕조에 들어가서 흑설탕 스크럽으로 얼굴을 종일 문질문질 그 뒤에 평소에 귀찮아서 하지 않는 ㅠㅠ 팩을 두 종류 정도 하면서 욕조에 누워있는 것이 나름의 루틴이다. 

그리고 머리를 대충 말리고 버석거리는 이불 속에 들어가서 드디어 자는 것이다. 

와 증맬 많은 일을 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