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스런 연인
내가 나의 소중한 연인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의 일로, 사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약 일 년 전, 너무도 끔찍한 고통에 결국 3주 정도 격리 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 삼엄한 병동의 귀찮은 절차도 마다 않고 찾아와준 소중한 사람들 중 한 명이 지금의 나의 연인이다. 보드 게임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는, 내 문병에도 얼굴 맞추기 게임 같은 이상한 보드 게임을 들고 왔다. 그 때까지 연구 외에 둘만의 사적인 교류를 많이 해본 사이는 아니었어서 꽤나 어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함께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공동 연구를 하면서 적어도 연구자로서의 호감과 존경심 같은 것은 당시의 서로에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함께 대화를 나누면 즐겁고 묘한 편안함이 있어서 (영어인데도 마치 모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 이전에도 그와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나는 면허도 없고 차도 없어 퇴원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퇴원하는 날도 그가 묵묵히 도와주었다. 그 날은 바깥 날씨도 좋았고, 더군다나 나는 정말 오랜만에 밖에 나온 것이라, 집으로 바로 가서 쉬지는 못할 망정! 내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같이 먹고 근처에 있는 줄도 몰랐던 작은 공원에도 들렀다. 초여름의 햇살과 풀 냄새를 킁킁 대며 아무 말 없이 둘이서 한참을 풀 밭 위에 누워있었다. 어 뜨듯하다 그리고 그 날부터 1일......?이 되었는데?? ? 어느덧 벌써 일 년이 다 되었다. 나는 보통의 꽁냥대는 연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나의 연인은 사랑이 뭐죠? 먹는 건가요 와구와구 공부 밖에 모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연애가 과연 순탄할 것인지 의심한 날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언제나 손을 꼭 잡고 무언가에 신난 아기곰처럼 (산에서 들에서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정글에서 울다가) 웃다가 매일 종알종알 수다를 떨고 어떤 것은 함께 고민도 해가며 부산스럽게 잘 살아가고 있다. 사랑합니다! 아패로도 개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