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5센티미터 - One more time One more change, Masatoshi Yamazaki 

(내가 유일하게 우쿨렐레로 연주할 수 있는 노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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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삼십 분이라도 좋으니까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녀의 신상에 관해 듣고 싶기도 하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주쿠의 뒷길에서 스쳐 지나가게 된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해명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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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 질리지도 않고 언제까지나 이야기를 계속한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자신이 100 퍼센트의 상대를 찾고, 그 100 퍼센트의 상대가 자신을 찾아준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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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소년은 서른두 살이 되었고, 소녀는 서른 살이 되었다. 시간은 놀라운 속도로 지나갔다. 

    그리고 4월의 어느 맑은 아침, 소년은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라주쿠의 뒷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해 가고, 소녀는 속달용 우표를 사기 위해 같은 길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해 간다.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스쳐 지나간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 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 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의 기억의 빛은 너무나도 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서로를 스쳐 지나, 그대로 사람들 틈으로 사라지고 만다.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 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의 일부.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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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잠깐이라도 좋으니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의 신상에 관해 듣고 싶기도 하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조잘조잘 털어놓고 싶기도 했다. 아주 사소해서 웃음이 날 정도의 그런 것들을. 내가 명란젓을 좋아한다거나 그런 이야기들. 물론 스쳐 지나가게 된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해명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글쎄 그런 건 좀 무섭잖아. 

   어쨌든 나는 몇 년에 걸쳐서 질리지도 않고 언제까지나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어쩌면 나의 100 퍼센트의 상대를 찾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100 퍼센트의 상대가 나를 찾아주는 일은 없었다.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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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어구어구 at 2016. 7. 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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