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명력 넘치는 인간을 좋아하는데, 당신은 생명력 그 자체야. "


"놀리지 마세요."


"아니, 내 얘기 들어봐. "


나는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말이야, 죽고 싶다느니 이제 인생은 끝이라느니, 하며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사실은 삶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고 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니까 범죄를 거들면서까지 삶의 길을 택한 거야. 자식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것도 그렇지. 삶에 애착이 없다면 자식의 입장 따윈 안중에도 없을 거야. 말하자면 당신은 아직 인생을 포기하지 않은 거지. 아니, 포기할 수 없는 거야. 거액의 빚을 지고 호라이 클럽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지만, 당신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살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아직 살아 있는 거고. 당신 자신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그런 마음이 분명히, 그것도 아주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나는 당신의 그런 점,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그 생명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는 해도, 호라이 클럽과 함께 일한 것은 잘못이야. 절대 용서할 수 없지. 경찰서로 데려가기 전에 두세 방 날려주고 싶을 정도야. 하지만 당신이 저지른 잘못과 당신이 생명력을 갖고 살아가는 건 별개의 얘기야. 사람들은 흔희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것과 '좋다, 나쁘다'는 걸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정확히 구별할 수 있지. 피트 로즈가 야구 도박을 하든, 그 때문에 야구계에서 영원히 추방되든, 나는 그가 친 4256개의 안타를 높이 평가하고 있어. 그가 미일 야구에서 보여준 헤드 슬라이딩은 결코 잊을 수가 없지. 암. 그걸 어떻게 잊겠어. 1978년 11월 5일에 벌어진 일곱번째 경기, 장소는 고라쿠엔 구장, 4회말...... 어쨌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비록 살인을 거들었다고 해도 당신의 인격을 전면 부정하진 않겠다는 거야." 



-우타노 쇼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위의 서술은 흔한 섬나라의 범죄자 대화

야 나는 이제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라 부르는 것들은 도저히 못 읽겠다 아주 지랄 옘병을 떨고들 앉았네 이게 어째서 미스터리...? 서술트릭 하나가지고 미스터리라고 말하고 싶나본데 나는 서술트릭을 쓴 건지도 몰랐다 와 무슨 벚꽃 나무 아래서 범죄를 미화하고 거지발싸개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지금 사정상 병원에 입원 중이라 너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책 좀 들고 와 달라고 한건데 그냥 심심한 채로 있는 게 훨씬 좋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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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어구어구 at 2018. 7. 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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