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지갑을 꺼내서 반

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샀다 반짝

반짝 빛나는 여자도 샀다 반짝반

짝 빛나는 물고기를 사서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에 넣었다 반짝반짝 빛

나는 여자가 손에 든 반짝반짝 빛나

는 냄비 속의 물고기 반짝반짝 빛나는

거스름 동전 반짝반짝 빛나는 여

자와 둘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

기를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동전

을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길을

돌아간다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

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을 흘리

며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울었다

 

-이리사와 야스오, 반짝반짝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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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어구어구 at 2019. 8. 2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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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자신들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여전히 타인으로 남아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아직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이는 아담이 이브를 보호하려 하기보다는 그녀를 꾸짖음으로써 자신을 지키려고 한 사실에 의해서도 아주 뚜렷하게 드러난다). 인간이 사랑에 의해서 다시 결합되지 못한 채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수치심의 원인인 동시에 죄책감과 불안의 근원이다. 

     따라서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자신의 분리를 극복하려는, 고독이라는 감옥에서 빠져 나오려는 욕구이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는 데 '결정적으로' 실패한다면 곧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 하면 완전한 고립에 대한 공포감은 분리감이 사라져 버리도록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하게 물러남으로써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 분리되어 있는 그 외부 세계마저도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서 모든 인간은 한 가지의 동일한 문제의 해결에 직면해 왔다. 그것은 어떻게 하면 분리감을 극복하고 일치를 이루는가, 어떻게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초월해서 합일을 찾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

 

     그 문제는 인간이 처해 있는 상황, 즉 인간 존재의 조건이라는 동일한 근거에서 나오기 때문에 동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해답은 다양하다. 그 문제는 동물 숭배에 의해, 인간의 희생이나 군사적 정복에 의해, 사치에의 탐닉에 의해, 금욕적인 포기에 의해, 강제 노동에 의해, 예술적 창조에 의해, 신에 대한 사랑에 의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에 의해 해답을 낼 수 있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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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어구어구 at 2019. 8. 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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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은 제가 이대로 계속 가는 걸 원치 않아요."

   

      "바로 그걸세.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세. 그대가 마침내 얻어낸 모든 것들을 한낱 꿈과 맞바꾸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제가 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없기 때문이네. 아무리 그대가 듣지 않는 척해도, 마음은 그대의 가슴속에 자리할 것이고 운명과 세상에 대해 쉴새없이 되풀이해서 들려줄 것이네." 

   

     "제 마음이 이토록 저를 거역하는데도요?"

 

     "거역이란 그대가 예기치 못한 충격이겠지. 만일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대의 마음도 그대를 그렇게 놀라게 하지는 않을 걸세. 왜냐하면 그대는 그대의 꿈과 소원을 잘 알고, 그것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도 알 것이기 때문이네. 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는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중 

 

*****

스테디셀러는 괜히 읽어보기 싫은 비뚤어진 마음 때문에 여지껏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가 바람같이 슝 놀러온 오빠네 책장에 우연히 있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꺼내 읽은 연금술사. 박근혜 씨 때문인지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둥 하는 말이 괜히 불편했다. 돕긴 뭘 도와 다들 혐생 시궁창이라고 난린데 ㅠㅠ 아마도 내가 종교에 뿌리 깊은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 모든 것은 신 혹은 신에 준하는 존재의 숨결에 의해 만들어졌고 모든 것은 사실 이미 정해져있다는 것, 인간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느껴보고 따랐을 때 비로소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 등등 책의 큰 뼈대를 이루는 기본개념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런 걸 안 믿어! 못 믿어! 이런 걸 떠나서 그저 잘 '모르겠는' 느낌에 가깝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양치기라든가 연금술사라든가 하는 주요 인물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스무스하게 구렁이 담넘어가듯 '알았다! 나 깨달음ㅋ' '나는 만물을 관통하는 하나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 '바람이될거얌ㅋ 나 바람시켜죠^^' 이러니까 나로서는 약간 머리주변에 물음표가 올라오고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만 인간, 나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를 줬다는 점에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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