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 - 177

  1. 2019.04.02 업데이트를 오랫동안 하지 못했습니다만
  2. 2019.04.02 눈의 나라 - 눈에 등불이 켜진 여자.
  3. 2019.04.02 사랑을 하세요
  4. 2019.02.07 스타듀밸리 요리를 시작한다
  5. 2019.01.07 어쩐지
  6. 2018.10.19 행복이라는 게
  7. 2018.07.24 the most boring thing.
  8. 2018.07.09 생명력 지랄을 떨고 있네
  9. 2018.06.26 너의 모습을 뒤쫓는 것
  10. 2018.06.13 너는 뭐야

미니멀라이프, 제법 잘 행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올린 사진을 다시보니 헐 이게 정리한 거라니 물건 개많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만은. 지금 저의 생활은 눈에 띄게 좀 더 쾌적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정말이지, 정리에 끝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루 하루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에 행복감을 느낍니다. 개인적인 일이 마무리되면 "미니멀리스트 Days" 포스팅도 하나씩 완주할 예정입니다. 

 

현재 집에 군식구가 생겼습니다만 예상외로 저를 이해해주고 아주 잘 도와주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제가 정리하고 버릴 것을 생성하면 묵묵히 쓰레기를 아주 잘 버려주고 있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어쨌든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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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단샤리사 at 2019. 4. 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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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 속에는 저녁 풍경이 흘렀다. 비쳐지는 것과 비추는 거울이 마치 영화의 이중노출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등장인물과 배경은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게다가 인물은 투명한 허무로, 풍경은 땅거미의 어슴푸레한 흐름으로, 이 두 가지가 서로 어우러지면서 이세상이 아닌 상징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었다. 특히 처녀의 얼굴 한가운데 야산의 등불이 켜졌을 때, 시마무라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

  아득히 먼 산 위의 하늘엔 아직 지다 만 노을빛이 아스라하게 남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먼 곳까지 형체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색채는 이미 다 바래고 말아 어디건 평범한 야산의 모습이 한결 평범하게 보이고 그 무엇도 드러나게 주의를 끌 만한 것이 없는 까닭에, 오히려 뭔가 아련한 커다란 감정의 흐름이 남았다. 이는 물론 처녀의 얼굴이 그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차창에 비치는 처녀의 윤곽 주의를 끊임없이 저녁 풍경이 움직이고 있어, 처녀의 얼굴도 투명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정말로 투명한지 어떤지는, 얼굴 뒤로 줄곧 흐르는 저녁 풍경이 얼굴 앞을 스쳐 지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제대로 확인할 기회가 잡히지 않았다. 

  기차 안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고 진짜 거울처럼 선명하지도 않았다. 반사가 없었다. 그래서 시마무라는 들여다보는 동안, 거울이 있다는 사실을 점차 잊어버리고 저녁 풍경의 흐름 속에 처녀가 떠 있는 듯 여기게 되었다.

  바로 그 때, 그녀의 얼굴에 등불이 켜졌다. 이 거울의 영상은 창밖의 등불을 끌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등불도 영상을 지우지는 못했다. 그렇게 등불은 그녀의 얼굴을 흘러 지나갔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빛으로 환히 밝혀주는 것은 아니었다. 차갑고 먼 불빛이었다. 작은 눈동자 둘레를 확 하고 밝히면서 바로 처녀의 눈과 불빛이 겹쳐진 순간, 그녀의 눈은 저녁 어스름의 물결에 떠 있는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야광충이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중.

 

 


이걸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나는 한숨이 나와버렸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체를 설명하는 진부한 단어로 '섬세함'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내 생각에 표현의 진부함을 떠나서 이건 '섬세'라는 단어만으로는 좀체 설명할 수 없다. 저릿하게 느껴지는 작가의 극한의 관찰력. 눈의 나라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차창에 비친 여자의 얼굴과 그 너머로 빠르게 지나치는 풍경의 흐름이 겨울의 찬 습기에 착 달라 붙어 있는 광경이 내 눈 앞에서 그대로 재생되어 버렸다. 마치 '눈에 등불이 켜진 여자'의 얼굴, 그 위 보송한 솜털에 앉은 겨울의 차가운 기운, 아주 작은 물방울까지 봐버린 것 같다. 차라리 이것은 뱃 속이 묘하게 간지러운 듯한 느낌과 비슷하다. 으윽. 역설적으로 나는 현실의 감각을 잃어버리고 약간 멍해져 버렸다.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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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어구어구 at 2019. 4. 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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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어찌됐든 좀 더 살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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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투병일지 at 2019. 4. 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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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듀밸리 요리를 고급지게 시작한다 

순서는 재료가 집에 원래 있거나 걍 만들고 싶은 순서대로

메인 재료는 반드시 들어가야함 (공허 마요네즈, 동굴당근 제외, ㅇㅈ?)

도저히 구할 수 없으면 최대한 비슷한 거로 구해서 요리. 




  • 달걀 프라이 Fried Egg - 달걀1 

    : Sunny-side up.

  • 오믈렛 Omelet - 달걀1 우유1

    : It's super fluffy.

  • 샐러드 Salad - 리크1 민들레1 식초1

    : A healthy garden salad

  • 치즈 컬리플라워 Cheese Cauliflower - 컬리플라워1 치즈1

    : It smells great!

  • 생선구이 Baked Fish - 선피쉬1 민물돔(Bream) 1 밀가루1

    : Baked fish on a bed of herbs.

  • 설탕당근 수프 Parsnip Soup - 설탕당근(Parsnip)1 우유1 식초1

    : It's fresh and hearty.

  • 야채스튜 Vegetable Medley - 토마토1 비트1 

    : This is very nutritious.

  • 아침 식사 세트 Complete Breakfast - 달걀 프라이1 우유1 해쉬브라운1 팬케이크1

    : You'll feel ready to take on the world!

  • 오징어 구이 Fried Calamari - 오징어1 밀가루1 오일1

    : It's so chewy.

  • 이상한 빵 Strange Bun - 밀가루1 골뱅이(Peiwinkle)1 공허마요네즈1

    : What's inside?

  • 럭키 런치 Lucky Lunch - 해삼1 또띠아1 블루재즈1

    : A special little meal.

  • 버섯 구이 Fried Mushroom - 일반버섯1 곰보버섯(Morel)1 오일1

    : Earthy and aromatic.

  • 피자 Pizza - 밀가루1 토마토1 치즈1

    : It's popular for all the right reasons.

  • 콩 스튜 Bean Hotpot - 깍지콩(Green Bean) 2

    : It sure is healthy.

  • 맛탕 Glazed Yams - 마(Yam) 1 설탕1

    : Sweet and satisfying... The sugar gives it a hint of caramel.

  • 잉어의 습격 Carp Surprise - 잉어(Carp) 4

    : It's bland and oily.

  • 해쉬 브라운 Hashbrowns - 감자1 오일1

    : Crispy and golden-brown!

  • 팬케이크 Pancakes - 밀가루 1 달걀 1

    : A double stack of fluffy, soft pancakes.

  • 연어디너 Salmon Dinner - 연어1 아마란스1 케일1

    : The lemon spritz makes it special.

  • 생선 타코 Fish Taco - 참치1 또띠아1 붉은 양배추1 마요네즈1

    : It smells delicious.

  • 배스 튀김 Crispy Bass - 큰입배스1 밀가루1 오일1

    : Wow, the breading is perfect.

  • 고추 바사삭 Pepper Poppers - 고추1 치즈1

    : Spicy breaded peppers filled with cheese.

  • 빵 Bread - 밀가루1

    : A crusty baguette.

  • 톰카 수프 Tom Kha Soup - 코코넛1 새우1 일반버섯1

    : These flavors are incredible!

  • 송어 수프 Trout Soup - 무지개송어(Rainbow Trout)1 녹조류1

    : Pretty salty.

  • 초코 케이크 Chocolate Cake - 밀가루1 설탕1 달걀1

    : Rich and moist with a thick fudge icing 

  • 핑크 케이크 Pink Cake - 멜론1 밀가루1 설탕1 달걀1

    : There's little heart candles on top.

  • 대황 파이 Rhubarb Pie - 대황(Rhubarb)1 밀가루1 설탕1

    : Mmm, tangy and sweet!

  • 쿠키 Cookie - 밀가루1 설탕1 달걀1

    : Very chewy.

  • 스파게티 Spaghetti - 밀가루1 토마토1

    : An old favorite.

  • 장어구이 Fried Eel - 뱀장어1 오일1

    : Greasy but flavorful.

  • 매운장어 Spicy Eel - 뱀장어1 고추1 

    : It's really spicy! Be careful.

  • 생선회 Sashimi - 아무 생선1

    : Raw fish sliced into thin pieces.

  • 김초밥 Maki Roll - 생선1 해초(김)1 쌀밥1

    : Fish and rice wrapped in seaweed.

  • 또띠아 Tortilla - 옥수수1

    : Can be used as a vessel for food or eaten by itself.

  • 붉은 정식 Red Plate  - 붉은 양배추1 빨간 무(Radish)1

    : Full of antioxidants

  • 가지 파르마산 Eggplant Parmesan - 가지1 토마토1

    : Tangy, cheesy, and wonderful.

  • 라이스 푸딩 Rice Pudding - 우유1 설탕1 쌀밥1

    : It's creamy, sweet, and fun to eat.

  • 아이스크림 Ice Cream - 우유1 설탕1

    : It's hard to find someone who doesn't like this.

  • 블루베리 타르트 Blueberry Tart - 블루베리1 밀가루1 설탕1 달걀1

    : It's subtle and refreshing.

  • 가을의 축복 Autumn's Bounty - 마(Yam)1 호박1

    : A taste of the season.

  • 호박 스프 Pumpkin Soup - 호박1 우유1

    : A seasonal favorite.

  • 최고의 한 끼 Super Meal - 청경채(Bok Choy)1 크랜베리1 아티초크1

    : It's a really energizing meal.

  • 크랜베리 소스 Cranberry Sauce - 크랜베리1 설탕1

    : A festive treat.

  • 스터핑 Stuffing - 빵1 크랜베리1 헤이즐넛1

    : Ahh... the smell of warm bread and sage.

  • 농부의 점심 Farmers Lunch - 오믈렛1 설탕당근(Parsnip)1

    : This'll keep you going.

  • 생존식 햄버거 Survival Burger - 빵1 동굴당근(Cave Carrot)1 가지1

    : A convenient snack for the explorer.

  • 바다가 담긴 식사 Dish o'The Sea - 정어리(Sardine)1 해쉬브라운1

    : This'll keep you warm in the cold sea air.

  • 광부의 한끼 Miner's Treat - 동굴당근1 설탕1 우유1

    : This should keep your energy up.

  • 뿌리채소 모둠 Roots Platter - 동굴당근1 겨울뿌리(Winter Root)1

    : This'll get you digging for more.

  • 녹조류 스프 Algae Soup - 녹조류4

    : Its a little slimy.

  • 맑은 국 Pale Broth  - 흰조류(White Algae)2

    : A delicate broth with a hint of sulfur.

  • 자두푸딩 Plum Pudding - 자두2 밀가루1 설탕1

    : A traditional holiday treat.

  • 아티초크 소스 Artichoke Dip - 아티초크1 우유1

    : It's cool and refreshing.

  • 야채볶음 Stir Fry - 동굴당근1 케일1 일반버섯1 오일1

    : Julienned vegetables on a bed of rice.

  • 구운 헤이즐넛 Roasted Hazelnuts - 헤이즐넛3

    : The roasting process creates a rich forest flavor.

  • 호박 파이 Pumpkin Pie - 호박1 밀가루1 우유1 설탕1

    : Silky pumpkin cream in a flakey crust.

  • 홍당무 샐러드 Radish Salad - 콩기름1 식초1 빨간 무(Radish)1

    : The radishes are so crisp!

  • 과일 샐러드 Fruit Salad - 블루베리1 멜론1 살구1

    : A delicious combination of summer fruits.

  • 블랙베리 코블러 Blackberry Cobbler - 블랙베리1 설탕1 밀가루1

    There's nothing quite like it.

  • 크랜베리 주스 Cranberry Candy - 크랜베리1 사과1 설탕1

    : It's sweet enough to mask the bitter fruit.

  • 브루쉐타 Bruschetta - 빵1 오일1 토마토1

    : Roasted tomatoes on a crisp white bread.

  • 코울슬로 Coleslaw - 붉은 양배추1 식초1 마요네즈1

    : It's light, fresh, and very healthy.

  • 고사리 리조또 Fiddlehead Risotto - 오일1 고사리(Fiddlehead Fern)1 마늘1

    : A creamy rice dish served with sautéed fern heads. It's a little bland.

  • 양귀비 머핀 Poppyseed Muffin - 양귀비(Poppy)1 밀가루1 설탕1

    : It has a soothing effect. 

  • 차우더 Chowder - 대합조개(Clam)1 우유1

    : A perfect way to warm yourself after a cold night at sea. 

  • 가재크림수프 Lobster Bisque - 바닷가재(Lobster)1 우유1

    : This delicate soup is a secret family recipe of Willy's.

  • 에스카르고 Escargot - 달팽이(Snail)1 마늘1

    : Butter-soaked snails cooked to perfection.

  • 생선스튜 Fish Stew - 가재(Crayfish)1 홍합(Mussel)1 골뱅이(Periwinkle)1 토마토1

    : It smells a lot like the sea. Tastes better, though.

  • 단풍도넛 Maple Bar - 메이플시럽1 설탕1 밀가루1

    : It's a sweet doughnut topped with a rich maple glaze.

  • 게살 동그랑땡 Crab Cakes - 게1 밀가루1 달걀1 오일1 

    : Crab, bread crumbs, and egg formed into patties then fried to a golden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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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요리조리 at 2019. 2. 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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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좋은 한 해가 될 것 같은 예감. 


나는 잘 살아있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무척 감사했고,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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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두랄루민 at 2019. 1. 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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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게 

사랑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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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두랄루민 at 2018. 10. 19.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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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might sound boring but I think the boring stuff is the stuff I remember the most. 


-Russell, Up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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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명력 넘치는 인간을 좋아하는데, 당신은 생명력 그 자체야. "


"놀리지 마세요."


"아니, 내 얘기 들어봐. "


나는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말이야, 죽고 싶다느니 이제 인생은 끝이라느니, 하며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사실은 삶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고 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니까 범죄를 거들면서까지 삶의 길을 택한 거야. 자식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것도 그렇지. 삶에 애착이 없다면 자식의 입장 따윈 안중에도 없을 거야. 말하자면 당신은 아직 인생을 포기하지 않은 거지. 아니, 포기할 수 없는 거야. 거액의 빚을 지고 호라이 클럽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지만, 당신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살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아직 살아 있는 거고. 당신 자신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그런 마음이 분명히, 그것도 아주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나는 당신의 그런 점,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그 생명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는 해도, 호라이 클럽과 함께 일한 것은 잘못이야. 절대 용서할 수 없지. 경찰서로 데려가기 전에 두세 방 날려주고 싶을 정도야. 하지만 당신이 저지른 잘못과 당신이 생명력을 갖고 살아가는 건 별개의 얘기야. 사람들은 흔희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것과 '좋다, 나쁘다'는 걸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정확히 구별할 수 있지. 피트 로즈가 야구 도박을 하든, 그 때문에 야구계에서 영원히 추방되든, 나는 그가 친 4256개의 안타를 높이 평가하고 있어. 그가 미일 야구에서 보여준 헤드 슬라이딩은 결코 잊을 수가 없지. 암. 그걸 어떻게 잊겠어. 1978년 11월 5일에 벌어진 일곱번째 경기, 장소는 고라쿠엔 구장, 4회말...... 어쨌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비록 살인을 거들었다고 해도 당신의 인격을 전면 부정하진 않겠다는 거야." 



-우타노 쇼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위의 서술은 흔한 섬나라의 범죄자 대화

야 나는 이제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라 부르는 것들은 도저히 못 읽겠다 아주 지랄 옘병을 떨고들 앉았네 이게 어째서 미스터리...? 서술트릭 하나가지고 미스터리라고 말하고 싶나본데 나는 서술트릭을 쓴 건지도 몰랐다 와 무슨 벚꽃 나무 아래서 범죄를 미화하고 거지발싸개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지금 사정상 병원에 입원 중이라 너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책 좀 들고 와 달라고 한건데 그냥 심심한 채로 있는 게 훨씬 좋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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めぐりあひて 

見しやそれとも 

わかぬまに 



雲がくれにし 

夜半の月かな



As I was wondering

whether or not I had seen it 

by chance,


it became cloud-hidden,

the face of the midnight moon



오랜만일세

자넨가 하는 사이 

떠나가 버렸네 


구름 뒤로 숨어 버린

한 밤의 달과 같이 



-무라사키 시키부, 백인일수 57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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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을 떨어뜨렸다 


사방에 물이 튀었다

사방으로 감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그릴 수 없다


나는 잠시 바닥과 그윽한 사이가 된다


너는 누구인가

너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너는 섣불리 너를 드러내지 않는다


너는 선명한가

너는 말랑말랑한가


접촉 없이는 너를 파악할 수 없는가


물이 좋은가 너는

질이 나쁜가 너는


문득 나는 너를 온몸에 덕지덕지 바르고 싶어진다 


손을 길게 내뻗으면

너를 만질 수 있는가


너는 사방에 너무 멀리 있다

가까이 다가가기도 겁난다


너를 감각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가

나의 방법론으론 너를 파악할 수 없는가


찬물을 한 잔 들이켜고

순순히 너를 포기해야 하는가


물감은 고집스럽게 굳고 있다


여기는 사방의 중심

나는 끈질기게 묻는다


내가 과연 감을 되찾을 수 있는가

물질은 변화할 수 있는가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자신이 없다

네가 무엇인지는 더더욱


사방이 불투명해지는 지금


물감이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


내 손바닥 위에서 흐르기 시작한다면

바닥이 융기해서 

나를 들뜨게 한다면


캔버스를 활짝 펼쳐


기꺼이 너를,

너로써 후원하고 싶다 



- 물질,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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